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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이 있다

fsdrfds 2024. 2. 4. 18:26


"작가라면 모름지기 러시아 귀족 집안에 태어나서 차르에 쫓겨 망명하고, 실어증을 6년 정도는 앓아주고, 내전에 참전해서 집사랑 사랑에 빠지고, 그러다가 포르투칼 상선을 타고 아프리카를 떠들고, 뭐 그 정돈는 돼야지. 기껏 대학도 안 나오고 보험회사에 다닌 게 무슨 얘깃거리가 되나요." 당신은 어른이 되는데 성공했나요? 소설가 천명관 편 277쪽 30명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나오는 것 같은데, 한겨레 신문에 연재했던 글이라 그런가 인터뷰어들이 한 편으로 치우친 듯하다. 의자놀이 에 제기된 논란(소란)에 대해 공지영 작가와 하종강 소장의 인터뷰가 연이어 있어 같은 일, 상황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모두 볼 수 있어 좋았다. 각 인터뷰끝에 있는 인생 타임라인은 세월의 흐름이 보여 재밌다. 다들 참 열심히 살았고 살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 부끄럽고 부럽다.
그때 그 청년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었나?
〈한겨레〉에 인기리에 연재된 「김두식의 고백」을 책으로 만나다!

2012년 1월부터 2013년 5월까지 한겨레 토요판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인터뷰 「김두식의 고백」 가운데 30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망라한 우리 사회의 대표적 인물 30인을 선별해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묶은 다른 길이 있다 는 그들의 희로애락에 대한 성실하면서도 따뜻한 기록이다.

정혜신ㆍ이명수ㆍ박경신ㆍ고종석ㆍ유시민ㆍ윤태호 등 각각의 인터뷰이들은 또렷이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이들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그들의 앞길이 마냥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삶의 초기에 부모의 심각한 부재를 경험하기도 했고, 청년기에 독재가 뿜어내는 맹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이 불쑥 그들을 가로막았을 때, 그들은 어떻게 그 상황을 견디고 넘어서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을까.

섬세하면서도 단정한 품새로 사람들을 만난 김두식은, 상처를 따사롭게 보듬으며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타인의 인생을 함부로 재단하며 나서지 않는그의 방식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내비쳐지기도 하며 인터뷰의 칼날이 무딘 듯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러한 태도로 다가갔기에 인터뷰이들은 자신의 삶 가운데 내밀한 비밀들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덕분에 인생의 고비에서 인터뷰이들이 흔들렸던 순간, 그리고 그 순간을 넘어서며 얻었던 삶의 깨달음을 독자들은 정리된 글로 맛볼 수 있다.


머리말: 담벼락 저 너머 숨겨진 길을 찾아
발문: 소심을 돌파하는 결심 _고경태( 한겨레 토요판 에디터)

1장 경계를 넘어서며 핀 꽃들
섹스의 즐거움, 나눔의 행복 _정혜신?이명수
문제를 회피하지 않는, 저항하는 검열자 _박경신
모 아니면 도, 그래서 인생이 꼬였죠 _고종석
괴상한 놈 하나 왔다 갑니다 _유시민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 무서운 사람 _윤태호
꼰대가 될 수 없어 행복해요 _김조광수
당신이 굳게 믿는 그것이 진리일까 _김연희

2장 자아를 찾아 떠나는 인생 여행
함께 공부하면 자신의 꼬라지를 알게 되죠 _고미숙
난 프티브루주아, 죄책감은 사라졌다 _유시주
칼기 피격과 스승의 죽음이 아니었다면 _김대진
인기 없을 땐 어떻게 살 거냐, 그게 제일 중요해요 _신대철
자존심이 편집장에게 미치는 영향 _이충걸
어느 날 부끄러워졌어요, 내 위악과 공격성이 _변영주
날것처럼 살아 있지만 그 위험을 아는 관찰자 _김성희

3장 사연의 속살, 그 깊은 우물들
케니 지의 〈미러클〉을 색소폰으로 연주하는 꿈 _강기훈
상처를 돌아보며 내 삶과 화해하고 싶어요 _문부식
‘운명에 대한 질투’는내가 안고 갈 십자가 _공지영
내 인생에서 가장 추운 시기는 바로 지금 _하종강
둘째 줄에서, 최소한 비겁해지지 않으리 _이상호
내 묘지명은 인권운동가였으면 좋겠네 _인재근
당신은 어른이 되는 데 성공했나요? _천명관

4장 찬찬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진영 논리의 틈바구니에서 팩트를 찾는 야인 _김종배
집안일 많이 하며 죄악을 씻고 있어요 _박노자
어느 날 부장 교사가 제게 육탄 공격을…… _송인수
나를 키운 8할은 허접스러운 B급 문화였다 _김창남
386의 무용담은 사양합니다 _이진순
조용한 신중함으로 진심을 전달하다 _박선숙
칼 든 후배 앞에서의 약속이 오늘의 나를 _김홍신
페미니스트로 살았으되 사랑이 최고더라 _유숙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