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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는 여러 출판사에서 아주 많이 나와있습니다. 그래서 새로 나오면 또 읽어보게 되는 것 같아요. 여전히 가장 좋은 어린왕자는 본가에 있는 십오년 전에 아버지가 학교가 끝날 때까지 저를 학교앞에서 기다렸다가 함께 문방구에 가 사주신 오천원짜리 낡은 어린왕자 책이지만, 허밍버드 클래식 번역도 좋네요. 계속 계속 읽어도 질리지 않는 책. 독서를 기록하는 어플에 다양한 어린왕자들이 있지만, 허밍버드 클래식 책도 좋아요. 

한 번은 어린아이였을 어른들에게 바치는,마음으로 보아야만 보이는 비밀시인이자 극작가 김경주는 ‘옮긴이의 말’에서 자신의 오랜 친구인 어린 왕자에게 한 통의 편지를 띄운다. 편지글을 엿보자면, 그와 어린 왕자는 유년 시절 비밀의 우정을 나눈 사이. 초등학교 5학년, 아이로서 품은 순수한 호기심이 어른들의 세계에선 ‘나쁜 짓’이라 치부되었을 때, 그래서 외따로 더욱 외로워졌을 때, 그날의 일을 가만히 들어 준 유일한 존재는 학교 뒤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견한 반쯤 타다 남은 어린 왕자였음을 그는 고백한다. 성인이 된 후, 시를 쓰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어느 헌책방 구석에서 어린 왕자와 다시 한 번 조우한다. 그는 말한다. 결국 어린 왕자가 말하고 싶은 건 이 이야기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고. 우리의 삶이 늘 우리의 곁에 있지 않다고 여길 때 눈물이 나는 것처럼, 중요한 건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고. 원작 삽화를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허밍버드 클래식 만의 감성적 디자인을 결합하는 데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레트로 풍의 판타지 동화 일러스트로 많은 팬을 거느린 문구류 디자인 업체 ‘7321DESIGN’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손때 묻은 듯 빈티지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의 북 디자인을 구현해 냈다.